조춘청랑 후기, 한 편만 보려다가 다시 중국어를 시작하게 됐다

글 KNOOWW · 2026.10.22 · 수정 2026.10.24
조춘청랑 두 주연 공식 홍보 포스터
《조춘청랑》 공개 전 공식 홍보 포스터. 출처: 조춘청랑 공식 웨이보.

24화까지 시청한 뒤 작성한 감상입니다. 작품의 기본 설정은 소개하지만, 결말과 주요 반전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별로면 한 편만 보고 그만두려고 했다

넷플릭스 추천 목록에 드라마 하나가 떴습니다. 살펴보니 공교롭게도 중국 드라마였습니다. 《조춘청랑》이라는 제목을 보고 가볍게 재생했습니다. 별로면 1화만 보고 그만둘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남자 주연이 잘생겨서 눈길이 간 것도 있습니다. 그렇게 인물을 보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대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듣지 않았던 중국어였습니다. 자막으로 내용을 이해하면서도 배우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따로 집중해서 듣게 됐습니다. 예전에 공부했던 중국어를 다시 듣는 일이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됐습니다.

‘이번에 잊고 있던 중국어를 다시 시작해 볼까.’

한 편만 보고 결정하려던 드라마가, 중국어를 다시 공부해 보자는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중국 드라마인데,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조춘청랑》은 신입 사원과 능력 있는 상사의 관계를 중심으로 직장 생활과 비밀 연애를 다루는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정백연이 롼녠을, 손천이 상즈타오를 연기합니다.

제가 편하게 보기 시작한 이유는 예상했던 분위기와 조금 달랐기 때문입니다. 중국 드라마를 볼 때 개인적으로 낯설게 느꼈던 상황이나 표현보다, 익숙한 한국 직장 로맨스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먼저 들었습니다. 덕분에 큰 거리감 없이 이야기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작품 속 분위기에서는 제가 중국 관련 일을 하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중국을 새롭게 구경한다기보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때의 느낌을 다시 만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 익숙함도 이 드라마를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다만 드라마 속 모습을 중국의 실제 직장 생활 전체와 같다고 생각하며 본 것은 아닙니다. 제 기억과 겹쳐 보이는 부분이 있어 반가웠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계속 보게 만든 건 루크, 롼녠의 매력

조춘청랑 롼녠 인물 홍보 포스터
정백연이 연기한 롼녠의 공개 전 인물 홍보 포스터. 출처: 조춘청랑 공식 웨이보.

특히 계속 보게 만든 인물은 루크, 롼녠이었습니다.

외모에 먼저 눈길이 갔지만, 그것만으로 계속 보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제게는 정백연의 연기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인물에게서 현실감도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의 말과 행동을 큰 거부감 없이 따라가게 됐습니다.

함께 올린 인물 포스터도 제가 눈길을 줬던 롼녠의 분위기를 잘 보여 줍니다. 두 주인공의 관계를 강조한 사진이지만, 남자 주연의 표정이 먼저 들어옵니다. 처음 드라마를 볼 때 외모에 시선이 갔다가 점차 인물 자체가 궁금해졌던 제 경험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한 번은 그렇게 세 편을 연달아 봤습니다. 한 편이 끝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고, 조금만 더 보자는 생각이 반복됐습니다. 결국 새벽에야 잠들었고 다음 날 출근이 힘들었습니다.

한 편만 보고 그만둘 수도 있겠다던 생각은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비밀 연애라서 조마조마했고, 그래서 아쉽기도 했다

회사 안에서 관계를 숨긴다는 설정은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으면 시선이나 말투에 괜히 신경이 쓰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알아차리는 건 아닐까 싶어 마음을 졸이기도 했습니다.

업무상의 관계와 개인적인 감정이 겹치니, 로맨스를 보면서도 은근한 스릴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 긴장감을 만들어 낸 설정이 반대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제 눈에는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주변에서는 이 정도로 눈치채지 못할 수 있을까 싶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물론 시청자는 두 사람의 사정을 알고 봅니다. 그래서 평범한 행동에도 의미를 붙이게 되고, 다른 등장인물보다 더 쉽게 눈치챌 수밖에 없습니다. 그 차이를 생각해도 몇몇 장면에서는 관계를 숨기는 과정이 조금 쉽게 넘어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왜 들키지 않았는지까지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보여 줬다면, 비밀 연애의 긴장감도 더 살아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후반부의 감성은 조금 취향이 갈렸다

초반에는 현실적인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처음에 느꼈던 현실감과는 조금 멀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는 제가 중국 드라마에서 종종 느꼈던 감정 표현이 나왔습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조금 간지럽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작품이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이 제 취향에는 다소 과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쪽으로 갈수록 비현실적으로 느껴진 부분도 아쉬웠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결말과 연결되니 여기서는 남겨 두겠습니다.

그렇다고 앞서 즐겁게 봤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롼녠에게 끌렸고, 비밀 연애의 긴장감을 즐겼고, 다음 편이 궁금해서 잠을 미루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도 더 눈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조춘청랑에서 가장 뜻깊게 들렸던 한마디

번체자
喜歡是不能控制的。
간체자
喜欢是不能控制的。
병음
Xǐhuan shì bù néng kòngzhì de.

해석
좋아하는 마음은 통제할 수 없는 거야.

《조춘청랑》을 보면서 제게 가장 뜻깊게 들렸던 한마디입니다. 귀에 남아서 여러 번 따라 말해 보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喜欢은 ‘좋아하다’, 控制는 ‘통제하다, 조절하다’라는 뜻입니다. 문장 전체는 “좋아하는 마음은 마음대로 안 되는 거야”라고 옮기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단어만 보면 어렵지 않은데, 인물의 관계와 함께 들으면 생각할 거리가 생깁니다. 마음이 생기는 것과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같은 문제일까요?

제게는 중국어를 다시 듣고 따라 말하는 재미도 남긴 문장입니다. 대사를 전부 외우려고 하기보다, 이렇게 마음에 남은 한마디부터 다시 입 밖으로 꺼내 보려 합니다.

위 한국어 문장은 직접 번역한 것으로, 넷플릭스의 공식 한국어 자막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제게는 중국어를 다시 듣게 만든 드라마

직장 로맨스를 좋아하거나 매력적인 인물을 따라가며 이야기에 빠지는 편이라면 《조춘청랑》을 한번 살펴보셔도 좋겠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직장 묘사나 끝까지 촘촘한 개연성을 기대한다면 저처럼 아쉬운 부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제게는 이 드라마의 의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추천 목록에서 우연히 시작했다가, 오랫동안 듣지 않았던 중국어에 다시 귀를 기울이게 됐다는 점입니다.

모든 대사를 알아듣지 못해도 집중해서 듣고, 궁금한 말은 다시 확인해 보는 것. 《조춘청랑》을 보면서 그런 시간을 다시 가져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KNOOWW의 첫 작품으로 이 드라마를 골랐습니다.

《조춘청랑》으로 다시 시작된 관심은 예전에 좋아했던 영화를 찾아보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판을 본 뒤 대만 원작을 다시 만난 이야기는 《말할 수 없는 비밀》 재감상에, 보통화 더빙과 주제곡으로 중국어를 공부하던 기억은 장백지·임현제 주연 《성원》 후기에 담았습니다.

중국어에 다시 관심을 갖고 예전에 봤던 영화들을 꺼내 보다 보니 《무극》도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성원》의 장백지를 좋아해 다른 출연작을 찾다가 봤던 영화인데, 이번에는 장동건과 사정봉까지 익숙한 얼굴들이 더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중국어 공부에 집중하기보다는 배우들과 옛 기억을 만나는 시간이었던 《무극》 재감상 후기도 함께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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